전통주의 화려한 부활

지금 국내에서 가장 찬란한 술을 꼽으라면 단연 전통주다. 술을 담그는 재료부터 방식에 이르기까지 창의력 넘치는 색다른 시도가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변화를 주도하는 이는 젊은 양조자들. 이들은 고유의 맛과 향을 잃지 않으면서 제조 과정을 현대화하거나, 바뀐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고 제품 패키지를 감각적으로 바꾸는 등 과학기술과 마케팅 요소를 도입해 전통주의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특히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는 점이 두드러지는데, 천수현 전통주 소믈리에는 이러한 다양성을 전통주의 매력이자 인기 비결로 꼽기도 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류 소비문화가 ‘소규모’, ‘홈술’로 바뀌면서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전통주를 찾는 게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산출 가능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주류 시장 규모는 2015년부터 감소세를 보이지만, 전통주 출고액은 매년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2019년 기준)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홈술 트렌드가 강화된 2020년부터는 그 증가액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소규모 양조장일지라도 자신만의 색깔을 갖추기 위해 도전을 이어가고 있어, 전통주의 화려한 부활은 계속될 전망이다.

K-드링크를 꿈꾸며

이처럼 전통주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뒷받침됐다. 한반도는 조선 시대까지 일곱 집에 한 집꼴로 술을 빚어 마셨다고 전해질 만큼 고유의 술 문화가 발달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미곡 수탈과 6·25전쟁을 겪으며 식량 부족으로 전통주 문화가 쇠퇴했고, 그 자리를 오랫동안 외국 주류가 차지해 왔다. 그러던 중 2000년대 한류 열풍에 힘입어 막걸리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전통주를 알리기 위한 정부 정책이 추진되면서 성장의 발판이 마련되었다. ‘우리술 품평회’와 ‘막걸리페스티벌’ 개최, 제조·판매 규제 완화, 주세 감면 등 적극적인 지원이 계속되었고, 2017년부터 전통주에 한해 통신 판매가 허용되면서 더 많은 소비층에게 빠르게 다가갈 수 있었다.

이제 전통주의 다음 목표는 프랑스의 와인, 일본의 사케와 같이 세계적인 명주 반열에 오르는 일이다. 천수현 전통주 소믈리에는 이를 위해 “전통주 시장이 더욱 커져 더 많은 소비층을 확보하고, 품질 인증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 크래프트 맥주가 지금의 지위를 갖게 된 배경에는 양조자들의 끊임없는 ‘혁신’과 소비자들의 ‘애정’이 있었다. 즉, 잘 만들고 많이 팔아줘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먼저 잘 만든 전통주를 소개한다. 많이 팔아주는 건, 여러분의 몫이다.

전문가가 선택한 전통주

잘 만든 전통주를 추천받기 위해 천수현 전통주 소믈리에에게 도움을 청했다. 전문가가 선택한 3개의 전통주와 곁들이기 좋은 안주를 소개한다.

전통주를 처음 접한다면?

복순도가 손막걸리

기존 막걸리에 대한 인식을 한 번에 바꿀 수 있는 막걸리. 탄산이 주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잘 나타나 있고, 새콤달콤한 맛이 강해 처음 접하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마실 수 있다. 간장 베이스의 달콤짭짤한 고기 요리와 잘 어울려 언양불고기, 떡갈비 등과 곁들여 먹길 추천한다.

전통주, 어디까지 먹어봤니?

해월 약주

복순도가와 정반대 계열의 약주. 단맛과 신맛, 감칠맛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평양냉면처럼 처음엔 무슨 맛인지 모르다가 점점 그 맛에 빠져드는 술이기도 하다. 곁들이는 음식도 나물이나 간단한 무침류같이 간이 세지 않은 한정식이 제격이다.

가성비 최고의 전통주는?

니모메 약주

제주도에서 만드는 니모메 주는 쌀과 감귤 껍질로 만든다. 귤 향은 껍질에서 유래하기 때문에 마신 순간 제대로 된 귤 향을 느낄 수 있다. 귤의 시큼한 맛은 쌀의 단맛에 중화되어 호불호 없이 마시기 좋다. 가격도 저렴하고 살균을 거쳐 유통되기 때문에 보관도 쉬워 장점이 많은 술이다. 담백하면서 고소한 감자채전과 먹으면 새콤달콤한 맛이 잘 어우러진다.

전통주 소믈리에 천수현

천수현 전통주 소믈리에는 2019년 ‘국가대표 전통주 소믈리에 경기대회’에서 우승한 실력파 전통주 소믈리에다. 평소 술을 좋아해 즐겨 마셨던 그는 전통주 양조 체험을 계기로 전통주의 매력에 빠져 소믈리에가 되었다. 현재 전통주와 와인을 판매하는 애주금호를 운영하며 전통주의 매력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전통주를 구매하는 완벽한 방법

전통주를 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거나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 만약 전통주가 처음이라면 먼저 오프라인 매장으로 향해보자. 자신의 평소 취향에 맞는 술을 추천받을 수 있다. 때에 따라 시음해 볼 기회가 올 수도 있으니 초심자의 행운을 빌어보라. 추천할 만한 오프라인 매장을 소개한다.

INFO

이유있는술집

운영

매일 09:00 ~ 22:00

주소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7길 52-24 지하 1층 B01호

문의

010-8495-7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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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금호

운영

매일 12:00 ~ 22:00

주소

서울 성동구 매봉길 50 옥수파크힐스상가 B105

문의

0507-134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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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갤러리

운영

매일 10:00 ~ 20:00

주소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5길 51-20

문의

0507-1406-6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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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를 마셔봤고, 자신의 취향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면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다만 생주의 경우 배송 과정에서 맛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술담화’와 ‘술을읽다’, ‘우리술한잔’ 등 전통주 구독 서비스도 잘 마련되어 있어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술을 구하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