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손끝에서 완성되는 소리의 향연

1865년 스위스에서 탄생한 명품 오르골 브랜드 ‘루즈(REUGE)’는 전통 기법을 고수하는 전 세계 유일무이한 방식으로 유럽·아시아 왕실을 비롯해 세계 정상급 지도자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오랜 시간 명성을 이어온 브랜드 역사의 이면에는 엄격히 지켜온 철칙과 가문만의 비법이 존재한다.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한 브랜드 철학은 오르골 제조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오르골의 멜로디 연주를 담당하는 무브먼트는 미세한 핀이 박혀 있는 실린더(Cylinder)와 피아노 건반에 해당하는 콤(Comb)으로 구성된다. 태엽을 감으면 실린더가 돌아가면서 작은 핀이 콤을 건드려 음을 내는데, 하나의 실린더에는 약 1,500여 개의 핀이 박혀 있다(72노트 제품 기준).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빠지거나 휘면 정확한 음을 낼 수 없기에 일일이 육안으로 점검해야 한다. 아름다운 소리를 완성하기 위해 콤 역시 812°C의 열처리를 거친다. 열처리 시간이 너무 길면 저음부가 손상되고, 짧으면 청아한 소리를 내지 못하므로 적당한 타이밍을 캐치하는 장인의 숙련된 노하우가 필요하다. 루즈 오르골이 다른 브랜드와 비교할 수 없는 맑은 소리를 내는 비결에는 앞서 소개한 세공 과정과 더불어 실린더에 삽입하는 ‘레진’도 한몫한다. 루즈 가문만의 비법으로 회사 기밀에 해당하여 작업자조차 알 수 없다고 한다.

무브먼트 파트의 세심한 기술이 멜로디를 완성한다면, 소리를 담는 케이스는 장인정신의 화룡점정을 찍는 상감기법을 적용해 품격을 높인다. 특히 나무의 경우, 비슷한 계열의 색상이라도 명암 차이를 표현하기 위해 열에 달군 나무 조각을 선별하여 정교하게 제작한다. 앤티크한 매력의 원목 케이스는 전 세계에서 수급한 고품질 원목 가운데 ‘옹’이 있는 부분만 사용하는데, 옹이 있는 원목은 나무의 쪼개짐이나 휘어짐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수 백 년 동안 그 모습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공정마다 장인의 수작업과 깐깐한 검수로 완성되는 오르골은 디자인과 크기에 상관없이 평균 3개월의 제작 기간이 소요된다. 오르골이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탄생하는 시간은 기다린 만큼 충분한 가치와 보상을 제공한다. 

지친 심신을 어르는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소리 ‘오르골 테라피’

루즈 오르골의 멜로디는 투명하고 영롱한 피아노 솔로부터 웅장하고 화려한 오케스트라 연주까지 눈을 감으면 그곳이 어디든 멋진 음악회로 만드는 요술을 부린다. 태엽이 풀리는 속도와 맞물려 천천히 느려지는 멜로디는 긴장된 몸과 마음을 느슨하게 풀어주어 가장 편안한 상태로 만든다. 이러한 효과에 주목한 치료법이 ‘오르골 테라피’다. 일찌감치 오르골의 테라피 효과를 발견하여 연구에 매진해온 오르골 치료협회 설립자 사에키 요시카츠는 “오르골의 풍부한 진동과 울림이 심신에 전달되어 신체의 조정 항상성을 회복하는 데 기여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오르골이 연주될 때 발생하는 초저주파, 초고주파는 생명 유지의 필수 기능을 담당하는 뇌간의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신경과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효능 덕분에 불면증 치료와 심신 안정이 필요한 수험생, 임산부의 태교 등에 자주 활용된다. 19세기부터 스위스와 주변 국가에서는 감기나 두통이 있을 때 민간요법의 하나로 오르골을 들었고, 일본에서는 정식 의료과목으로 인정받아 환자 치료에도 사용된다고 하니 그 효력은 오랜 세월이 증명해왔다고 볼 수 있다.  

약 1천 곡에 달하는 루즈 오르골의 멜로디는 바로크 시대부터 현대 클래식까지 폭넓은 장르를 아우른다. 오르골 곡으로 유명한 파헬벨의 캐논, 쇼팽의 녹턴은 물론이고 대중가요의 커스터 마이징도 가능해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을 선보이기도 한다. 눈과 귀가 즐거운 루즈 오르골의 다양한 제품 가운데 대표 제품은 단연 빈티지 오르골의 정석 ‘러버손’이다. 국내를 포함하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러버손은 호두나무로 제작되며 36, 72, 144노트로 구성되어 있다. 노트란 콤을 나누는 한 가닥의 얇은 판을 의미하며, 피아노 건반 하나와 같아 노트 수가 높을수록 다양한 음을 동시에 구사할 수 있어 풍성한 소리가 난다. 자연목의 부드러운 색상이 고급스러운 러버손은 저마다 다른 나뭇결 무늬로 동일한 제품이 하나도 없어 특별한 소장 가치를 부여한다. 러버손 72노트로 듣기 좋은 곡은 파헬벨의 캐논 변주곡, 쇼팽의 녹턴 9-2,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 혹은 노트르담 드 파리다. 저음부터 고음까지 수준급의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INFO

루즈(REU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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