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시작하는 1월, 우리는 몸과 마음을 새로 점검한다. 따스한 위로로 많은 이의 공감을 불러 일으킨 인스타툰 ‘김토끼’의 작가 지수에게 한 해를 맞이하는 건강한 마음가짐과 비움에 대해 물었다.
- 글
- GEEP
안녕하세요 작가님, GEEP 독자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얼굴이 통통한 분홍색 토끼 ‘김토끼’를 그리는 인스타툰 작가 지수입니다. 언뜻 보기만 해도 미소 짓게 하는 따뜻한 이야기와 그림을 좋아해요. 김토끼를 통해 많은 분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어요.

김토끼가 사는 세상은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가 가득해요. 오롯이 따스한 세상에 주목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정치학을 전공하면서 나 자신과 주변, 나와 세상 간의 관계에 주목했어요. 내가 좋은 마음과 태도로 살아간다면 세상도 다정하고 아름답게 변한다고 믿어요. 이런 마음을 담아 김토끼가 사는 세상을 화목하고 알록달록하게 그립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서로 따스한 마음을 건네며 의지하면 우리는 온기 가득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거예요.


토끼툰 스토리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요?
대부분 제 일기장에서 시작돼요. 제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적다 보니 따뜻한 말이 일기에 가득해졌어요. 저는 응원과 위로가 많이 필요한 사람이라 듣고 싶은 격려를 그때그때 스스로에게 하는 편이거든요. 제 일기는 대체로 걱정과 고민으로 시작해서 긍정의 말로 끝나요. 저를 위로하는 말들을 글과 그림으로 옮겼을 뿐인데 모두가 공감하셨나 봐요.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신 덕분에 작업하는 데 큰 힘을 얻게 됐어요.





토끼툰에서 의사 캐릭터와 대화를 나누는 에피소드가 특히 와닿았어요.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말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터놓고, 위로와 마음의 처방까지 전하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 것 같아요.
어떠한 상황에서도 한결같이 마음의 중심을 잡아주는 캐릭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누군가의 지지와 도움 없이는 버티기 어려운 세상이잖아요. 의사 캐릭터를 활용해 사람들에게 응원을 전하기로 했어요. “때로는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잊을 수도 있지만 그때마다 여기로 와. 세상은 복잡해도 이곳은 늘 그대로야. 나와 함께 조용히 마음을 정돈하고 나면, 잊었던 가치들이 선명해질 거야”라고 말하고 싶어요.
힘이 되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전달하는 사람으로서 겪었던 어려움은 없나요?
2015년의 김토끼는 저 그 자체였어요. 제가 겪은 모든 걸 김토끼도 겪었죠. 제가 힘들 때는 김토끼도 힘들었고, 제가 성취하면 김토끼도 성취했어요. 독자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콘텐츠 하나하나에 대한 책임감이 강해지더라고요. 개인의 희로애락을 김토끼에 고스란히 옮겨 담는 게 부담스러워지기도 했고요. 그래서 지금은 저와 김토끼를 분리하려고요. ‘부캐’의 개념처럼요. 캐릭터 김토끼의 성패는 인간 지수의 성패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려고 노력해요.

2023년 GEEP의 1월 호 주제가 ‘NEW YEAR’S DETOX’예요. 지수님은 마음의 디톡스를 위해 실천하고 있는 루틴이 있나요?
요일과 시간을 정해놓고 ‘나만의 디톡스 시간’을 가져요. 요즘은 금요일 저녁이에요. 편의점에서 맛있는 간식거리를 사와 예쁜 접시에 담고 모든 불을 끈 후 노란 스탠드 조명 하나만 켜요. 담요로 포근한 둥지를 만들고 그 안에서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하며 아늑한 시간을 보냅니다. 별거 아니지만 일주일의 스트레스가 많이 해소돼요. 우리는 스스로에게 칭찬과 보상을 잘 건네지 않잖아요. 자신이 좋아하는 시간, 취미를 루틴으로 만들어 행복한 보상을 꼭 주세요. 아주 작은 보상이라도 내일을 살아갈 큰 힘을 얻을 수 있어요.
지수님을 닮아 따스한 디톡스 방법이네요. 올해 지수님이 비우고 새롭게 채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풍요로운 만족은 ‘비움’에 있다는 걸 깨달은 2022년이었어요. 2023년에는 충분한 비움을 삶의 태도로 추구하고 싶어요. 비우고 절약하면서, 눈앞에 놓인 일시적인 만족보다는 이후에 찾아올 행복을 누리고 싶습니다. 0의 상태에서 무언가 채우고자 마음먹으면 가장 귀한 것들로만 메우고 싶잖아요. 충분한 ‘비움’ 뒤에 맛보는 풍족함을 추구하는 일 년을 보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2023년에 김토끼와 함께 이루고 싶은 목표가 궁금해요!
액정 속에만 있던 김토끼를 세상 여기저기에 나오게 하고 싶어요. 캔버스 그림도 그리고 이런저런 콜라보도 하면서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김토끼를 다양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INFO
카페뎀셀브즈 X 김토끼 전시
장소
서울 마포구 포은로 98
운영
월-목 11:00~19:00, 금-일 11:00~21:00
기간
2022.12.09~2023.01.30
문의
0507-1425-3015
Illustration, Photograph / 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