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일상을 행복하게

마르코로호(MARCOROHO)

‘노인이 된다면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까?’. 누구나 나이가 들어서도 경제적 독립을 꿈꾸지만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지금, 노인 일자리는 여전히 부족하다. 어렵게 일자리를 구한다 해도 열악한 노동 환경과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것이 현실. 우리나라의 초고속 성장 이면에는 OECD 가입국 중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 1위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2015년, 노인 빈곤과 이로 인한 노인들의 사회적 소외, 박탈감, 상실감, 우울감 등의 현실을 마주한 창업자 신봉국 대표는 여성 노인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할머니들의 행복한 일상을 만드는 브랜드 ‘마르코로호’를 런칭하고, 할머니들이 만든 매듭 팔찌로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다. 

마르코로호는 탐험가의 이름 ‘마르코’와 스와힐리어로 정신을 뜻하는 ‘로호’의 합성어로, 사회혁신을 향한 브랜드의 의지가 담겨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매듭을 활용한 팔찌, 반지, 발찌 등이 있으며, 작년부터는 권대영 대표가 운영을 맡아 리브랜딩을 하고 할머니들의 일상 개선을 위한 활동을 폭넓게 전개해오고 있다. 할머니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질병이 치매라는 이야기를 듣고 수익금의 일부를 치매예방교육에 기부하는 문구 제품을 출시하는 등 카테고리 확장에도 힘쓰고 있다. 

매듭 작업을 하는 할머니들을 부르는 명칭이 남다르던데. 

마르코로호와 함께 하는 할머니들의 직업에 ‘매듭지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현재 마르코로호의 매듭 액세서리는 경상북도 상주시의 매듭지은이 할머니들이 손수 제작하며, 매듭 이외에도 봉제 기술을 가진 할머니들과 다른 도시에서 다른 제품으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준비 중이다. 

제품의 특징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디자인을 청년 직원들이 담당하지만, 간혹 매듭지은이 분들이 디자인한 제품을 출시하기도 한다. 매일 착용해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과 생활 방수가 가능해 위생적이고 튼튼하며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새로운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는가?

액세서리 트렌드는 물론, 할머니들과의 대화나 고객들의 의견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현실적으로 제작 가능한지, 작업에 어려움은 없는지,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아이템인지를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실제로 주 고객층인 19~24세 여성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우리의 가치에 공감하는 분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함께하는 할머니들에게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궁금하다. 

특별한 기술 없이도 ‘매듭지은이’라는 직업과 소속감을 갖고 일할 수 있다는 데 기쁨을 느끼시는 것 같다. 공동작업장으로 출근하면서 생활의 활력을 얻고, 수익금 일부를 또 다른 사회문제 해결에 기부해 사회적 효능감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평소 매듭지은이 분들의 이야기를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전하는 한편, 고객의 메시지도 매듭지은이 분들께 활발히 공유하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이 할머니들의 사회적 소통을 돕고, 활동적인 모습을 꾸준히 노출함으로써 노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도움이 되는 듯하다.

CSR 활동 시 유념하는 부분이 있다면? 

할머니들께 미리 충분히 양해를 구하고, 원치 않으시면 바로 중단한다. 우리의 생각이 할머니들과 다를 수 있고, 이를 강요한다면 할머니들의 행복을 침해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우리의 활동으로 인해 누군가 상처받는 일이 없는지 꼭 확인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 다른 이들의 가치를 훼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착한 소비가 개인의 삶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나.

당장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큰 파도가 되고 착한 소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질수록 기업들도 점차 변화하게 될 것이다. 최근 기업들이 ESG경영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사회문제가 점차 해결된다면 개인의 삶에도 착한 소비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선순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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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의 지속 가능한 가치를 위해

오오티티(OOTT)

최근 패션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 ‘환경’이다. 요즘 소비자에게 가장 핫한 패션은 환경적 가치를 내세운 옷, 즉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 착한 옷’이다. 재활용 원단부터 친환경 소재까지 재료의 폭이 넓어지면서 디자인도 다양해졌다. 처음부터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어 소비 자체를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의 지속 가능한 패션도 각광받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올해 9월 런칭한 ‘오오티티(OOTT)’는 ‘Only One This Time’의 약자로, 오직 롯데백화점만의 스페셜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브랜드다. ‘지금 이 순간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친환경 패션을 모토로 착한 소비의 선두주자인 MZ세대를 겨냥한 고감도 ‘원 마일 웨어(one mile wear)’를 선보이며, 친환경 브랜드와 협업한 한정판 아이템도 다양하게 내놓았다. 

특히 이번 시즌의 대표 상품인 원 마일 웨어는 스웻셔츠, 조거팬츠, 퀼트재킷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됐다.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한 PE 원사, 폐그물을 재활용한 나일론 원사를 혼방해 자체적으로 ‘OOTT-GEN’ 원단을 개발한 점도 돋보인다. 이 밖에도 캐시미어 니트웨어를 분해해서 재가공한 ‘재생 다운 패딩’과 ‘재생 캐시미어 스웨터’, 그리고 비동물성 다운 충전재와 가죽으로 제작한 ‘에코 아우터’ 등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출시했다.

친환경 이슈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오오티티를 기획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변화하는 현시대와 공감하며 지속 가능한 가치를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자원의 순환과 소비에서 필연적으로 야기되는 다방면의 이슈를 다룰 준비가 되어 있는 브랜드다. 친환경 패션을 통해 환경 문제를 조금이라도 완화할 수 있는 활동을 지속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인지 궁금하다. 

오오티티의 상품기획은 자체적인 기준인 ‘4L’ 컨셉에 기초한다. ‘4L’은 한정된 아이템(Limited item)이라는 의미와 함께, 고품질의 가성비(Low cost-high value), 중소기업과의 상생(Live together), 그리고 자원과 소비의 선순환을 이끄는 고객의 동반자(Life partner)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오오티티는 비수기의 원자재 수급, 제조공정 개선, 일부 관행처럼 남아있는 신제품 런칭 시 업택(Up-tag) 근절을 통해 정직한 가격을 추구한다. 제조 파트너사의 90% 이상이 지역 기업 및 신생 브랜드로 이루어져 있는 만큼 중소기업과의 상생도 더욱 활발해질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진정성 있는 친환경 실천을 위해 ‘OOTT-GEN’ 원단 개발에 이어 원사 단위까지 개발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동물성 소재의 재사용이나 비건 소재, 원부자재의 재활용 등을 도입하여 상품주기 전반에 걸친 친환경 포인트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CSR 활동에서 특별히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기획자 중심의 활동이 되지 않도록 경계하고 있다. 기업의 CSR 활동은 대부분 보여주기 식이거나 시작만 거창한 용두사미가 되기 일쑤인데, 이 경우 고객의 외면을 넘어 반발심까지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또한 친환경 상품은 개발 단계에서 여러 제조사나 브랜드와 협업을 하게 되는데, 이때 마치 파트너사의 강점을 우리 것인 양 부풀리거나 불공정한 거래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고 있다.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다. 

백화점은 하이엔드 브랜드가 밀집한 곳으로 고감도 상품이 가득한 곳이다. 그 중 롯데백화점은 대중에게 가장 친근하며, 다양한 취향을 가진 고객이 방문하는 곳인 만큼 오오티티 역시 디자인과 완성도를 만족시키며 가성비와 가심비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백화점 브랜드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가격은 30% 이상 저렴하게 책정한 기획 단계의 셀링 포인트가 큰 효과를 거두었고, 친환경 메시지를 담은 매장 연출과 상품 컨셉도 많은 분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착한 소비가 개인의 삶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나. 

소비를 통해 개인의 신념이나 철학을 ‘미닝아웃(meaning out)’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고전적인 소비는 소비자의 필요에 의해 재화를 얻는 피동적인 행위에 가까웠다면, 현시대의 소비자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다양한 상품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 선택을 이끈 자신의 사상을 타인에게 전파하는 가장 일상적인 방법이 바로 소비라고 생각한다. 착한 소비의 선한 영향력은 자연스레 사회 전체로 확산될 것이고, 우리의 삶과 환경도 더욱 건전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현재 계획 중인 프로젝트나 브랜드 목표가 있다면? 

내년에는 친환경 아웃도어 패션을 새롭게 제시하고자 한다. 코로나19의 종식과 더불어 활기를 되찾는 한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양한 야외활동에 어울리는 친환경 패션을 기획하고 있다. 앞으로도 좋은 품질, 뛰어난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 친환경 행보를 통해 오오티티의 착한 가치가 자연스레 전해졌으면 한다. 화려하거나 독보적이지 않아도, 고객의 곁에서 오래도록 함께 하는 ‘우리 브랜드’로 나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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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티티

운영

월-목 10:30~20:00, 금-일 10:30~20:30

주소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240 롯데백화점 잠실점 2층

문의

02-2143-7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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