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식문화의 대중화를 이끌 포리스트 키친

지난 5월 27일, 잠실 롯데월드몰에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이 문을 열었다. 비건 식당은 많지만, 포리스트 키친이 특별한 이유는 운영사가 ‘농심’이라는 것. 국내에 ‘비건’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2017년부터 대체육의 가능성에 주목해 자체 연구에 돌입한, 그야말로 비건에 진심인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포리스트 키친은 농심에서 직접 개발한 식물성 다짐육 등을 활용해 기존 비건 요리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맛과 창의성을 가진 건강한 채식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비건 문화가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은 이유는 지구 환경을 파괴하는 자원 개발과 생명의 존엄성을 해치는 공장식 축산업에 대한 반발로 볼 수 있는데, 포리스트 키친도 이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미닝 아웃(meaning out) 대열에 앞장섰다. ‘포리스트 키친’이란 이름은 숲(forest)과 주방(kitchen)을 조합한 것으로, 자연의 건강함을 담은 메뉴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비건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휴식(for rest)’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 개인과 지구의 휴식에 기여하겠다는 각오가 느껴진다. 주방의 모든 공정에서 가스 대신 전기를 사용해 탄소 배출량 절감 효과를 거두게 한 점은 비건 문화에 대한 그들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매장의 모든 메뉴는 비건 음식에 조예가 깊은 김태형 셰프가 총괄한다. 중학생 때부터 미국 유학을 통해 채식 문화와 글로벌 식문화 트렌드를 접해 온 그는 비건 레시피 책을 낼 정도로 채식 문화에 정통하다. 그가 가진 전문성과 농심이 보유한 대체육 제조 기술이 만나 더욱 맛있고 다채로운 비건 요리가 탄생할 전망이다. 농심은 가장 진보한 기술로 평가받는 HMMA(High Moisture Meat Analogue, 고수분 대체육 제조 기술) 공법을 사용해 식물성 고기를 생산 중이다. 이 기술을 통해 맛은 물론, 실제 고기의 식감과 특유의 육즙까지 구현할 수 있다. 앞으로 포리스트 키친이 보여줄 맛있고 새로운 비건 식문화의 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MINI INTERVIEW

김태형 총괄 셰프를 만나다

포리스트 키친의 주방을 총책임지는 김태형 총괄 셰프와 비대면 인터뷰를 나눴다. 어릴 적부터 시작된 유학 생활로 인해 글로벌 식문화와 채식 트렌드를 일찍 접한 그는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편하고 열의에 차 보였다. 미국의 미셰린 스타 식당으로 유명한 ‘The Modern’과 ‘Lincoln Ristorante’ 등에서 쌓은 경력과 비건에 대한 애정을 더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그와 나눈 일문일답.
비건 푸드에 관심이 많은 셰프로 알려져 있다.
미국 유학 중 대체육 브랜드(impossible, beyond 등)가 붐을 일으키면서 글로벌 F&B 시장의 흐름이 비건으로 향하고 있음을 느꼈다. 전문 셰프들조차 메뉴를 만들 때 ‘vegetarian’ 옵션을 필수로 만들 정도였다.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겨 레시피를 연구하다 보니 채식 재료의 깊이감을 우아하게 전달하는 비건 푸드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포리스트 키친 총괄 셰프로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매장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키워드를 정립하고자 했다. 오랜 고민 끝에 ‘New Vegan Dining’이란 명칭을 통해 음식과 공간, 서비스의 조화가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모든 메뉴는 식물 기반의 완전한 비건식으로 조리되며, 직접 계약한 농장에서 좋은 품질의 식재료만을 공급받아 사용한다. ESG 경영 철학이 담긴 주방은 오직 전기로만 운영되어 탄소발자국 캠페인에도 동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의 비전과 각오를 듣고 싶다.

첫 번째는 2년 안에 ‘미쉐린 가이드(michelin guide)’ 별 획득, 또는 아시아 50위권 레스토랑으로 명성을 쌓아 전 세계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며 국내 외식 산업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맛에서만큼은 비건과 논-비건의 경계를 없애고, 비건 문화 정착에 후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 

두 번째는 새로운 장르의 디저트를 개발하는 것이다. 식사 마지막에 먹는 달콤한 음식에서 나아가 식사의 처음과 중간, 혹은 그 자체로서 한 끼 식사도 가능한 새로운 의미의 디저트를 보여주고 싶다.

INFO

포리스트 키친 롯데월드몰점

주소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월드몰 6F

사진 제공 / 농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