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일찌감치 SNS 피드에 오르내리는 체크 패턴의 유행을 감지했을 것이다. 클래식과 모던이 조화를 이루며 올가을 더 멋스럽게 돌아온 각양각색의 체크 아이템들을 모아봤다.
- 글
- GEEP
믹스 앤 매치 만능템
반스 체커보드


사진 제공 : 반스
가을은 바야흐로 체크의 계절. 선선한 바람이 부는 새 계절을 맞아 내 안에 숨은 자유분방한 매력을 발산하고 싶다면 체커보드 패턴만큼 완벽한 선택은 없다. 톡톡 튀는 스트리트 무드로 쿨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을 때, 반스의 블랙&화이트 체커보드 스니커즈로 포인트를 주는 건 어떨까. 캐주얼부터 포멀한 스타일까지 어떤 룩에도 절묘하게 믹스 매치되며 데일리 아이템으로 활용하기 좋다.


사진 제공 : 반스
체커보드 패턴은 반스 초창기에 아이들이 자신의 신발에 직접 아트워크를 그려 넣었던 창의적인 DIY 문화에서 비롯됐다. 현재는 반스가 추구하는 ‘창조적인 자기표현의 가치’를 대표하는 패턴으로 자리매김한 체커보드. 블랙 뿐 아니라 그린, 레드, 옐로 등 화사한 컬러 대비만으로 쿨한 무드와 활기를 더한다. 이 밖에도 반스는 매 시즌 아이코닉한 실루엣 위에 시즈널 패턴을 입혀 클래식과 펑키함이 공존하는 유니크한 컬렉션을 선보여 왔다. 2021 F/W 컬렉션 역시 반스의 상징과도 같은 올드스쿨 위에 호피 패턴을 더한 사파리 멀티 컬렉션과 패치워크를 감각적으로 재해석한 패치워크 컬렉션 등이 눈여겨볼 만하다.
여전히 사랑받는 펑크의 여왕
비비안 웨스트우드 타탄체크


사진 제공 : 비비안 웨스트우드
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벗어난 독창적인 상상력과 90년대부터 이어 온 인권, 환경 보호 캠페인으로 전 세계 패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영국 패션 브랜드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올가을엔 시그니처 패턴인 타탄체크로 2000년대 하이틴 스타일과 레트로 감성에 푹 빠진 Z세대를 사로잡았다. 1970년대 펑크 문화에 스코틀랜드 전통 문양인 타탄체크를 접목해 반항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부상한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이후에도 영국 테일러링을 현대화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1993년에는 스코틀랜드의 록캐런(Lochcarron)사와 협업해 고유의 타탄체크 무늬인 ‘안드레아스’를 개발했고, 같은 해 F/W 컬렉션 ‘앵글로매니아(Anglomania)’를 통해 한층 더 캐주얼한 무드로 재해석된 타탄체크 스타일을 선보였다. 이듬해 F/W 컬렉션 ‘온 리버티(On Liberty)’에서도 타탄체크, 킬트 스커트, 아가일 스웨터, 승마복 등 영국 전통 스타일이 돋보이는 아이템들을 선보이며 전통 의상의 젊고 경쾌한 변화를 주도했다.


사진 제공 : 비비안 웨스트우드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지금, 클래식한 고전미에 파격적인 디자인을 가미한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올해 디지털 형식으로 공개된 비비안 웨스트우드 2021 F/W 유니섹스 컬렉션은 아카이브적인 요소가 담긴 브랜드의 아이코닉한 프린트와 영국 전통 테일러링 기법을 혼합해 타탄체크, 헤링본, 킹 오브 웨일즈 체크 등 클래식한 패턴과 새로운 실루엣이 균형을 이루는 상징적인 스타일을 완성했다.
특히 퍼플과 그린, 두 가지 컬러로 소개된 타탄체크와 커트 코베인(Kurt Cobain)의 그런지(Grunge) 록에서 영감을 받은 소프트한 촉감의 선명한 그래픽 체크는 컬렉션에 다채로움을 선사한다. 16세기 프랑스 로코코 미술에서 착안한 프린트 역시 기품을 더한다. 이번 컬렉션의 90% 이상은 리사이클 데님, 유기농 실크, 에코 프린팅 시스템 등을 활용해 환경 오염을 줄였다.
클래식 헤리티지의 새로운 변주
버버리 체크


사진 제공 : 버버리
저녁 공기가 부쩍 선선해지고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는 이맘때가 되면, 예외 없이 쇼핑 리스트에 오르는 것이 바로 트렌치코트다. 긴 겉옷에 허리끈을 묶는 디자인으로 특유의 젠틀하면서도 클래식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트렌치코트는 흔히 ‘버버리’라 불리며 브랜드 버버리를 대표하는 아이템이 된 지 오래다. 버버리의 시그니처 패턴인 ‘버버리 체크’는 1920년대 트렌치코트의 안감으로 사용하기 위해 개발됐으나, 오늘날 버버리를 상징하는 시그니처 패턴으로 자리잡았다.
1967년에 버버리 파리 매장 담당자였던 ‘자끌린 딜레망’은 당시 영국 대사였던 패트릭 라일리 경을 위한 의상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던 중 영감의 순간을 경험한다. 그녀는 트렌치코트의 체크 안감을 사용해 여행용 가방의 겉면을 장식하고 우산 커버를 만들었으며, 그렇게 버버리의 첫 체크 액세서리가 탄생했다.


사진 제공 : 버버리
버버리 체크는 수십 년에 걸쳐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해 왔다. 1970년대에 첫선을 보인 캐시미어 체크 스카프는 버버리의 가장 사랑받는 액세서리가 되었다. 당시 체크는 1980년대와 90년대 버버리 캠페인의 메인 키워드로 꼽히며 일상생활에서 착용 가능한 레디 투 웨어에 다양하게 접목됐고, 현재는 버버리 고유 상표가 되었다.
이후 버버리 체크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리카르도 티시의 지휘 아래 새로운 컬렉션마다 현대적인 색채로 리뉴얼되며 미래를 향한 새로운 비전을 담은 하우스 코드로 끊임없는 혁신과 진화를 거듭했다. 2018년에는 LGBTQIA+ 커뮤니티를 지지하는 레인보우 체크로 재해석되기도 했다. 2021 F/W 컬렉션에서도 버버리 아카이브 빈티지 체크와 스티치 디테일의 가죽 트리밍이 돋보이는 후드 재킷, 코듀로이 옷깃과 시즌 체크가 대비를 이루는 다이아몬드 퀼팅 재킷 등 시그니처 체크와 자카드직, 리사이클 폴리에스테르 등의 소재로 클래식하면서도 트렌디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앞으로도 체크는 버버리의 역사, 장인정신 그리고 브리티시 스타일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