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한 하루의 시작

모멘토 키친 (Momento kitchen)

평소 아침밥을 챙겨 먹는데 인색한 사람도 여행지에서는 꼭 조식을 챙겨 먹곤 한다. 느긋한 분위기의 사람들과 공간이 주는 힘 덕분일까. 하루의 시작을 여행지에서의 아침처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여유가 느껴지는 테라스와 넓은 창 아래 따듯한 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모멘토 키친’이다. 이탈리아어로 ‘추억’을 뜻하는 모멘토 키친은 신선한 커피와 뉴질랜드·호주 스타일의 브런치를 선보인다. 호주 멜버른의 유명 스페셜티 커피브랜드 ‘마켓레인 커피’의 국내 공식 수입원이자 서울 성수동에서 모멘토 브루어스를 운영하는 ‘모멘토’의 새로운 공간이기도 하다. 석촌역 근처 주택가에 있는 모멘토 키친은 주택을 리모델링한 공간으로, 외관과 실내 벽을 그대로 유지해 주택 사이에서도 하나의 풍경처럼 자연스러워 보인다.

이곳의 메뉴를 처음 마주한 사람들은 당황하곤 하는데, 비건 메뉴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익숙한 듯 낯선 비건 브런치는 모멘토 크루들의 현지 경험에서 나온 결과다. ‘비건의 도시’로 불리는 호주 멜버른에서 바리스타로 활동한 케일럽(Caleb) 대표는 비건의 다양성과 매력을 국내에 알리고자 비건&베지테리언 메뉴를 주력으로 내세웠다. 메뉴 구상은 어렵지 않았지만 국내에서 낯선 식재료들을 구하는 과정에는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오픈 전부터 김도겸 헤드셰프와 함께 재료 하나하나 개발하고 만들어 낸 결과 구상한 모든 메뉴를 구현해낼 수 있었다고.

모멘토 키친의 메뉴는 플레이팅부터 재료의 구성, 식감까지 더할 나위 없이 조화롭다. 손님들이 많이 찾는 메뉴 중 하나인 ‘에그플랜트 라자냐’는 밀가루가 아닌 얇게 슬라이스한 가지를 층층이 쌓아 만들었다. 모로칸 스타일의 토마토 칙피소스가 곁들어져 느끼함 없이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음식을 푸짐하게 먹고 싶다면 ‘모멘토 빅 브랙퍼스트’도 훌륭한 선택이다. 소시지와 수란, 토마토 등이 가득 올라간 일반 버전과 달걀 대신 두부로 만든 투메릭 두부 스크램블, 아보카도와 인도네시아 발효 콩 음식 템페로 구성된 비건 버전이 준비되어 있다. 인도 소스인 새콤한 맛의 토마토 처트니는 식욕을 돋우고 쫄깃한 샤워도우에 템페를 얹어 먹으면 각각의 재료가 보여주는 조화로움에 손은 더욱 바빠진다. 여기에 ‘스윗어니언스프’도 함께 주문하면 좋다. 홈메이드 비프스톡과 꼬냑 베이스 레시피로 뭉근하게 끓여내 부드러운 풍미를 느낄 수 있다. 겨울 아침, 뜨끈한 스프를 푹 떠먹으면 빈속을 데워 줄 첫 끼로 손색없다. 만약 앞서 말한 메뉴들이 다소 낯설어도 걱정하지 말자. 모멘토 키친 크루들의 세심함이 묻어나는 서빙과 메뉴 설명은 만족스러운 한 끼를 완성할 테니 말이다.

모멘토 키친 케일럽 대표가 생각하는 ‘아침밥’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생활하는 동안 아침밥은 꼭 먹고 하루를 시작했어요. 호주의 카페는 커피와 식사를 동시에 즐기는 것이 대중화되어 있어요.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며 손님과 대화하는 모습이나 출근 전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죠. 저는 이런 문화와 경험을 모멘토에 녹이고자 합니다. 지금은 겨울 시즌이라 오픈 시간을 조금 늦췄지만, 하절기에는 아침밥을 챙기는 분들을 위해 오전 일찍 열어요. 아침밥을 즐기는 시간은 하루를 시작하며 컨디션을 잡아주는 가장 중요한 순간이니까요.”

INFO

모멘토 키친

운영

월, 수-일 11:00~22:00, 화요일 휴무 (Break Time 15:00~17:30) *동절기 기준

주소

서울 송파구 송파대로43길 9 1층

메뉴

모멘토 빅 블랙퍼스트 24,000원, 스윗어니언스프 12,000원, 에그플랜트 라자냐 15,000원, Black coffee hot 4,800원

문의

070-4300-6668

인스타그램

진심을 굽는 베이커리

쥬뗑뷔뜨 (Je T’invite)

석촌의 평범한 골목 한가운데, 마치 유럽에 있을 법한 분위기를 풍기는 빵집이 있다. 본래 목적에 집중해 빵을 굽는 공간과 판매하는 공간이 구분된 ‘쥬뗑뷔뜨’는 유럽식 식사빵 전문점이다. 손님들에게 정직한 식사를 제공하고자 이른 아침부터 오후까지 분주히 빵을 구워 낸다. 이러한 진심이 통했는지 아담한 가게에서 시작했지만, 동네 주민들의 사랑에 힘입어 3년 만에 바로 옆으로 확장 이전했다고.

동네 베이커리 쥬뗑뷔뜨의 빵에는 정직함과 소통이 담겨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정직함이란 좋은 재료와 세심한 제조 과정을 뜻한다. 모든 빵에 계량제를 넣지 않고 효모로 장시간 저온 숙성을 거쳐 맛이 담백하고 풍미가 깊다. 화학재료가 들어가지 않아 먹고 나서 속이 편안한 빵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약 20여 종의 빵을 소량 생산하며 품목마다 정성을 쏟는데, 이들의 진심은 운영 방식에도 이어진다. 천연 효모를 사용했기에 시간이 지나도 갓 구운 빵처럼 즐길 수 있는 올바른 빵 보관법부터, 사전 예약제를 운영하여 손님들이 원하는 빵을 제때 구매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까지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다. 조금 느리고 시간이 들더라도 손님과의 교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결정한 방식이라고. 좋은 재료와 정직한 마음을 담아 매일 신선한 빵을 굽고 손님을 기다리는 마음은 프랑스어로 ‘(당신을) 초대합니다’라는 뜻의 이름 Je T’invite(쥬뗑뷔뜨)와도 잘 어울린다.

이곳의 스테디셀러는 한번 먹어본 사람이라면 꾸준히 찾는다는 ‘바게트’와 ‘치아바타’다. 특히 쥬뗑뷔뜨의 프랑스 바게트는 바삭하고 쫄깃한 식감 덕분에 손님들 사이에서 ‘바게트 맛집’으로 유명하다. 두 메뉴 모두 설탕, 유제품, 계란을 사용하지 않고 각각 밀가루와 소금, 물, 올리브오일 등으로 반죽해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슴슴한 맛의 유럽식 빵이 낯설게 느껴진다면 달콤한 ‘크림치즈 무화과’를 추천한다. 쫄깃하고 고소한 바게트에 와인을 끓여 만든 달콤한 무화과의 조합만으로도 쥬뗑뷔뜨를 방문할 이유는 충분하다.

쥬뗑뷔뜨 허정희 대표가 생각하는 ‘아침밥’

“기분이 안 좋거나 지쳐 있을 때,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면 금세 기운이 나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거예요. 좋은 재료로 만든 한 끼는 존중받는 기분을 느끼게 하고, 좋은 기운을 불어넣죠. 아침밥은 단순히 연료의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바쁜 현대인이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도록 자신을 돌보고 나아가 그날의 성취를 이룰 수 있게 하는 밑거름이 되어준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에너지를 채우다 보면, 어느 순간 더 나은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 믿어요. 좋은 식사에서 활력을 얻어 더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아침밥은 꼭 챙겨 먹으려 해요. 이러한 마음이 빵에 담겨 쥬뗑뷔뜨의 손님들께도 활력소가 되기를 바랍니다.”

INFO

쥬뗑뷔뜨

운영

월-토 11:00~20:00, 일요일 휴무 *변동 사항은 인스타그램 공지 확인

주소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40길 16

메뉴

바게트 4,000원, 치아바타 4,300원, 크림치즈무화과 4,800원

문의

02-6403-0098

인스타그램

영혼을 채우는 건강한 한끼

오티앤너티 (Oaty&Nutty)

현대인의 아침은 빠듯하다. 단 1분을 아껴 부족한 잠을 채우고 루틴에 맞춰 단장하고 단거리 루트로 길을 나선다. 그러다 보니 도시인에게 아침상을 차리는 일은 꽤 번거롭게 느껴진다. 분주함 속에서도 끼니를 놓치고 싶지 않다면 오티앤너티의 ‘그래놀라’와 ‘그릭요거트’를 추천한다. 100% 수제 그래놀라 브랜드 오티앤너티는 ‘언제 어디서나 건강하고, 간편하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한끼’를 제공하고자 하는 한채원 대표의 오랜 고민 끝에 탄생했다. ‘Healthy Mind, Body and Soul’을 모토로, 건강한 음식으로 몸과 마음을 넘어 정신까지 건강한 매일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오티앤너티의 모든 메뉴는 한 판씩 구워내는 방식으로 매일 만들고 있다. 건강한 한 끼의 가치에 맞게 주재료인 오트밀, 메이플 시럽, 코코넛오일은 유기농만을 고집한다. 오랜 연구와 시행착오 끝에 완성된 레시피로 첨가물이나 방부제는 배제하고 원재료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담아냈다. 식물성 재료만 들어가 채식을 지향하는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고. 먹는 이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7가지 맛의 그래놀라와 6가지 사이즈로 나눈 점에서 오티앤너티의 섬세함도 엿보인다.

추천 메뉴는 클래식 타입인 ‘오리지널 그래놀라’다. 유기농 오트밀에 피칸, 아몬드, 호두, 해바라기씨, 호박씨가 들어가 있고 메이플 시럽으로 단맛을 살짝 가미한 것이 특징. 다른 조미료에 기대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야 하기에 세심한 작업이 필요한 메뉴이기도 하다. 포만감을 위해 우유와 요거트에 곁들여도 좋고 샐러드나 샌드위치 토핑으로도 잘 어울린다.

시그니처 캐릭터와 심플한 무드가 담겨있는 쇼룸에서는 그래놀라와 함께 무가당 그릭요거트도 구매할 수 있다. 매장을 방문한 사람들이 그래놀라를 더 맛있게 즐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판매를 시작했으나, 무가당 그릭요거트의 꾸덕꾸덕하고 고소한 맛에 반한 고객이 늘어나며 오픈 후 빠르게 매진된다고 하니 유념하자.  오티앤너티의 그릭요거트는 꼬박 72시간을 걸친 발효와 숙성 과정에서 자연스레 나타난 부드러운 질감과 고소함이 매력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농후발효유와 당분은 들어가지 않고 1A등급 원유와 생유산균으로만 만들어 건강식으로도 인기가 높다. 건강한 한 끼를 위해 잘 차려 먹는 일은 중요하지만, 과정이 복잡해지는 순간 이내 숙제처럼 느껴지기 마련. 오티앤너티의 음식은 언제 어디서든 간단히 먹을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정성은 결코 가볍지 않다.

오티앤너티 한채원 대표가 생각하는 ‘아침밥’

“저에게 아침밥은 ‘사랑’이에요. 아침밥을 꼭 챙겨 먹는 딸을 위해 어머니는 졸업할 때까지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침을 챙겨 주셨죠. 직장생활을 할 때 아침밥은 ‘희망사항’이자 ‘그리움’이 되었어요. 그렇게 아침밥을 챙겨 먹으려는 시도들과 오랜 고민이 모여 오티앤너티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결국 아침밥을 먹는 시간이 ‘기회를 만드는 시간’이 된 거죠. 지금도 아침밥을 먹으며 하루 동안 해야 할 일에 대해 정리하고, 오티앤너티로 차려진 아침메뉴를 SNS에 공유하는데요. 이 시간이 또 다른 행운과 기회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INFO

오티앤너티

운영

화-일 11:00~19:00, 월요일 휴무

주소

서울 송파구 송이로2길 9-1 1층

메뉴

수제 그래놀라 보틀(260g) 14,000원, 수제 그래놀라 청크 타입(150g) 8,500원, 무가당 그릭요거트(200g) 6,500원

문의

02-6026-5747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Photograph  /  GEE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