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큼 쉽고 확실하게 내면을 힐링하는 방법이 또 있을까. 올여름에는 북캉스로 심신을 다스리며 휴식을 취해 보자. 송파구 주변의 북캉스하기 좋은 장소 3곳을 추천한다.
- 글
- 장인화
- 사진
- 장인화
‘책’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는 시간
송파 책 박물관

책이 있는 공간을 좋아한다. 솔직히 말해 다독가는 아니지만, 책과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북카페나 주인장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독립서점, 방대한 양의 책을 보유한 대형서점 등 저마다 성격에 따라 꾸민 서가를 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그렇기에 도서관이나 책 박물관처럼 책을 중심으로 다양한 공간을 둘러볼 수 있는 장소는 더욱더 매력적이다.

송파 책 박물관도 그중 하나다. SNS에서 우연히 사진 한 장을 봤는데, 책 한 장 한 장이 허공에 흩날리는 모습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송파 책 박물관 내 2층 상설전시실에 마련된 작가의 방이었다. 김훈, 이병률, 정유정 등 국내 문학계를 이끄는 작가들의 집필실을 재현한 곳으로 실제로 마주하니 드라마틱한 공간 연출에 전율이 일었다. 전시실에는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필사해보도록 책상과 연필도 놓여 있었다. 손가락에 힘을 주고 종이에 꾹꾹 글씨를 눌러쓴 게 얼마 만인지… 묘한 기분이 들었다. 급한 성격에 어딜 가도 10분 이내로 둘러보고 나오는 게 다반사인데, 이곳에선 다음 일정도 잊은 채 손에 쥔 연필을 놓지 못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찾아온 평온함을 놓고 싶지 않았나 보다.


2019년에 개관한 송파 책 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 책 박물관이다. 다양한 전시실과 미디어 라이브러리, 키즈 스튜디오, 야외정원 등이 마련돼 있으며, 책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면밀히 알 수 있다. 조선 시대 선현들의 독서문화를 보여주는 전시실과 1910년부터 오늘날까지 100여 년의 독서문화를 테마로 꾸민 곳 등 알찬 내부를 둘러보면 결코 허투루 구성한 게 아니라는 걸 실감할 수 있다. 다 둘러보고 난 후에는 송파구 주민이 조금 부러워질 정도다.
INFO
송파 책 박물관
운영
화-일 10:00~18:00, 월요일 휴관
주소
서울 송파구 송파대로 37길 77
문의
02-2147-2486
인스타그램
커피와 전시 사이에서의 사색
뷰클랜드

투박한 질감과 단조로운 색감의 외관이 볼수록 매력적인 뷰클랜드는 안으로 들어서면 외관과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사방이 원목 인테리어로 구성되어 있어 마치 도심 속 숲에 온 듯 눈이 편안하고, 그윽하게 퍼지는 나무 향 덕분에 오감이 평온하다. 자연스러운 모습과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곳답게 공간 내외부는 예전에 거주하던 노부부가 살던 모습 그대로 주택을 최대한 보존하여 세월의 흔적을 남겨두었다.


카페와 전시 그 사이를 추구하는 뷰클랜드의 벽 곳곳에는 우리 인생에 좋은 가르침을 줄 만한 문장 100개가 붙어 있다. 눈으로 따라 읽는 것만으로 시끄러웠던 마음이 차분해진다. 정말이지 ‘사색’이란 단어와 참으로 잘 어울리는 곳이다. 뷰클랜드의 운영자도 사람들에게 ‘사색을 위한, 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꿈꾸며 이곳을 열었다고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아름다워지는 곳’이란 슬로건이 말하듯이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무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오로지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길 바랐다고.


한편, 스웨덴에 본점을 둔 뷰클랜드는 로스터의 이름이기도 하다. 본점에서는 스페셜티 등급의 원두만을 사용해 라이트 로스팅한 커피를 선보이는데, 수동 머신으로 한 잔씩 정성스레 추출한다고 한다. 송파의 뷰클랜드도 그곳의 철학을 그대로 실천하는 중이다. 커피나 음료 주문 시에는 서로 다른 문장으로 만든 북카드 100개 중 하나를 뽑을 수 있는데, 선물처럼 받은 문장 덕분에 앞으로 며칠 또 힘차게 보낼 기운이 솟는다.
INFO
뷰클랜드
운영
매일 12:00~22:00
주소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 43길 10
문의
070-4065-4860
취향에 맞는 책과 전시를 만나는 곳
하우스 서울

커피를 마시고 싶은데 서점처럼 책도 고르고 싶고, 덤으로 작은 전시까지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 이만한 곳이 없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3층으로 구성된 하우스 서울은 한 건물에 갤러리부터 카페, 서점까지 두루 갖춰져 있다.
지하 1층은 갤러리 겸 카페로 전시를 희망하는 작가들의 신청을 받아 무료로 작은 전시회를 연다. 작가들에게는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제공하고, 손님들은 우연히 커피 한 잔을 하러 왔다가 문화생활도 즐기는 기분 좋은 경험을 누린다.
1층 카페에는 커피부터 디저트까지 폭넓은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여름 시즌 추천 메뉴는 직접 담근 과일청으로 만든 상큼한 청포도 라임 에이드와 라즈베리 청에 우유를 더한 향긋한 라즈베리 밀크티다.


취향에 맞는 음료와 디저트를 주문했다면 2층 서점으로 올라가 보자. 책방지기의 취향으로 선정한 책 목록을 둘러볼 수 있는데, 취미∙실용 서적부터 트렌드, 일러스트, 그림, 사진, 경제, 여행까지 총 25가지 주제로 분류된 다양한 책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누군가의 솔직하고 간절한 이야기’, ‘마음의 환기, 새로운 시작이 필요할 때’, ‘책으로 떠나는 여행’ 등 비정기적으로 특별히 큐레이션한 책들도 접할 수 있는데, 내 마음에 와닿는 주제의 책을 골라 읽다 보면 작가에게 직접 위로를 받는 것 같아 마음 한편이 따스해질지도 모른다.
INFO
하우스 서울
운영
월-금 08:00~20:00, 주말·공휴일 11:00~20:00
주소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9길 5
문의
02-6000-6722
인스타그램
@hows_seoul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