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4일, 잠실 롯데월드타워·몰에 애플 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가로수길, 여의도, 명동에 이어 국내에 네 번째로 모습을 드러낸 Apple 잠실은 공식 오픈 전, 잠실의 이름과 유래를 모티프로 제작한 다채로운 색감의 로고를 발표하며 기대를 모았다. 롯데월드타워·몰에 등장한 핫플레이스를 GEEP 에디터가 놓칠 순 없는 법! 에디터가 둘러본 Apple 잠실의 생생한 현장과 Today at Apple 세션의 참여 후기를 전한다.
- 글
- GEEP
Apple 잠실, 다채로운 생각이 비단처럼 펼쳐지다

애플의 리테일 및 인사 담당 수석 부사장인 ‘디어드리 오브라이언(Deirdre O’Brien)’은 국내 네 번째 애플 스토어의 오픈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대한민국에 네 번째 애플 스토어를 오픈하며 잠실 지역 고객들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 (중략) Apple 잠실의 훌륭한 팀원들은 고객들의 창의성을 북돋고 고무시킬 것이다.”
그의 당당한 포부와 기대감 못지 않게 Apple 잠실 취재를 앞둔 에디터의 마음도 설렘이 가득했다. 애플 덕후는 아니지만 국내 애플 스토어 매장을 모두 방문해 본 사람으로서 그리고 얼마 전 7년 가까이 사용한 아이폰 SE 1세대를 불의의 사고로 떠나 보내고 SE 3세대를 장만한 한 눈 팔지 않는 아이폰 유저로서 Apple 잠실이 누구보다 궁금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방문은 단지 매장을 둘러보고 끝나는 게 아니라 ‘Today at Apple 세션 참여’라는 미션이 함께했다.
Today at Apple은 애플 스토어에서 진행하는 일종의 소규모 워크숍이다. 사진, 동영상, 뮤직, 아트&디자인 등 폭넓은 카테고리의 다양한 세션이 준비되어 애플 기기를 사용해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활동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무료로 신청할 수 있고, 애플 스토어에서 최신 제품을 제공받거나 직접 사용하는 기기로 참여할 수 있어 부담이 없다. 특히 Apple 잠실에서는 석촌호수변을 중심으로 한 ‘산책 세션(아트, 동영상, 포토)’이 인기다. 각 세션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Apple 잠실에서 진행하는 산책 세션
에디터는 세 가지 산책 세션 중 석촌호수와 롯데월드타워·몰의 가을 풍경을 소장하기 위해 포토 산책의 ‘건축 사진을 위한 프레이밍’에 참가했다.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지역 특색을 반영한 건축물을 카메라 화면에 원하는 구도로 배치하는 프레이밍을 통해 내 안에 잠들어 있던 예술성과 창의력을 깨워볼 수 있는 세션이었다. 평소 사진 촬영을 좋아하지 않지만, 업무 특성상 종종 포토그래퍼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에디터에게 해당 세션은 꼭 필요한 수업이었다. 무엇보다 얼마 전 새 아이폰을 장만한 만큼 반드시 쓸모 있게 다루는 방법을 습득하겠다는 열의로 이 날을 기다렸다.
Today at Apple, 크리에이티브한 경험을 향유하다
세션에 참여하는 날 아침, 하늘은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 혹여나 세션이 취소되진 않을까 불안한 마음에 애플 스토어 측에 문의하니 비가 올 경우 실내 코스로 대체된다고 했다. 걱정을 뒤로 하고 찾아간 Apple 잠실은 연휴를 맞아 방문한 인파로 발 디딜 틈 없었다. 탁 트인 유리 파사드 너머 보이는 매장은 올봄 문을 연 명동점보다는 규모가 작았지만, 제품별 구획이 잘 나뉘어져 있었다. 매장 내에는 최신 제품이 진열되어 있었고, 스페셜리스트들이 애플 뮤직, 애플 TV+ 등 다양한 서비스 안내와 도움이 필요한 고객을 친절하게 응대하고 있었다.
사진으로 훑어보는 Apple 잠실


Apple 잠실의 나무벽과 테이블은 한국에서 수급한 자재로 만들었다. 전 세계 모든 애플 기업 운영 방침과 동일하게 이곳 역시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되며, 탄소 중립을 실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애플)


입구에서 정면으로 직진하면 ‘픽업 공간’을 만날 수 있다. 뒤쪽 창고에서 제품을 서랍에 넣으면 매장 앞에서 바로 꺼내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공간으로, Apple 잠실은 이 시스템이 도입된 몇 안 되는 애플 스토어 중 하나다. Today at Apple 세션 참여 장소는 픽업 공간을 중심으로 좌우 테이블이 놓인 곳이다. 모니터에 세션 주제가 띄워져 있으니, 헤맬 필요 없이 시작 시간에 맞춰 자리에 앉으면 된다. (사진 제공 : 애플)
오후 5시 30분, 픽업 공간을 기준으로 오른쪽 테이블에서 세션이 시작됐다. 진행을 맡은 크리에이티브*(Today at Apple 세션을 진행하는 애플 스토어 직원을 칭하는 용어)의 파이팅 넘치는 자기소개를 필두로 한 시간 반 동안 세션을 함께할 네 명의 참가자들이 인사를 나눴다. 이후 오늘의 주제와 사진에 대한 설명이 30분간 이어졌다. 스크린의 예시 이미지를 살펴보며 참가자들끼리 의견과 감상을 주고받고, 사진을 완성하는 중요 요소들에 대해 짚어 봤다. 대칭과 비대칭 구도를 활용해 이미지를 표현하는 방법, 인물의 위치와 깊이감을 통해 원근감을 전달하는 방법, 질감 표현으로 디테일을 연출하는 노하우 등 잠시 후 촬영에서 직접 적용해 볼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공유했다.
출사를 나서기 전, 다 함께 바깥 날씨를 확인해 보니 바람까지 가세해 빗방울은 더욱 거세졌다. 아쉽지만 롯데월드타워·몰 외관과 석촌호수를 피사체로 활용하는 대신 타워·몰 내부를 카메라에 담기로 했다. 1층부터 5층까지 곳곳을 누비며 총 여섯 곳의 포토 스팟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크리에이티브는 각 공간에서 촬영 포인트로 삼기 좋은 요소, 시도해 볼 만한 기법과 팁을 알려줬고, 참가자들은 크리에이티브의 조언을 바탕으로 다양한 피사체를 화면에 담았다. 진지한 표정으로 촬영에 임하는 그들의 모습은 전문 포토그래퍼 못지않았다.
실내 촬영 중인 모습
40~50분가량의 실내 출사를 마친 후 세션 테이블에 다시 모인 참가자들은 서로의 사진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각자 최고의 사진을 2개씩 뽑아 스크린에 공유했는데, 그 결과는 정말이지 놀라웠다. 참가자들의 사진은 ‘같은 공간에서 찍은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저마다의 뚜렷한 개성과 스타일이 묻어 있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사진을 발표하며 오늘 배운 내용을 실습에 어떻게 적용하고, 피사체의 어떤 매력과 콘셉트를 표현하고자 했는지 간단한 작품 설명을 보탰다.
‘대칭과 비대칭’ 구도를 중심으로 원근감을 표현해 보고자 노력한 사진(상) 크리에이티브의 ‘노출’을 활용해 보라는 조언을 듣고 밝기를 다르게 조정했다.
‘격자’를 사용해 수평을 맞추고, 4 개의 선이 교차하며 만드는 ‘파워 포인트’ 점을 활용해 특정 부분을 강조해 본 사진(하). 크리에이티브의 화면 프레이밍에 대한 조언을 듣고 촬영 후 노출을 다르게 적용했다.
사진 감상의 묘미를 누릴 수 있는 뜻깊은 시간까지 마련되었기에 작가의 의도를 깊이 파악하고 인사이트를 나눌 수 있었다. 그러니 누군가 Today at Apple 세션이 어땠냐고 후기를 물어본다면, 에디터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단순한 워크숍 참여를 넘어 창의적인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롯데월드타워·몰 외관과 석촌호수의 가을 풍경을 담지 못한 것이 아쉬운 에디터는 가을이 다 가기 전 석촌호수로 출사를 떠날 예정이다. 배움을 실천하고, 또다른 영감을 만나러.
Photograph / GEE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