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의 대표 로고는 우리가 흔히 ‘삼선’이라 부르는 ‘3-bar’와 ‘불꽃’이라 부르는 ‘트레포일’ 두 가지다. 잠시 아디다스의 로고 역사를 훑어보자. 1949년 설립 당시 제작된 로고는 알파벳 ‘d’의 수직선이 길게 늘어난 형태로 중앙에는 스파이크 슈즈가 그려져 있다. 창립자 ‘아돌프 다슬러’의 이름이 아치 형태로 쓰인 것과 더불어 자세히 보면 스파이크 슈즈에 지금의 ‘삼선’이 새겨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아디다스 로고 종류 및 변천사
왼쪽 위부터 1949년 설립 당시 로고, 트레포일 로고, 3-bar 로고, 네오 로고, 2005년 로고
(이미지 출처 :  아디다스 홈페이지, 구글) 

1972년 두 번째로 등장한 로고는 ‘트레포일’이다. 세 가지 잎의 식물을 뜻하는 트레포일(Trefoil) 로고는 그해 열린 ‘뮌헨 올림픽’의 월계관을 모티프로 제작했다는 설이 있다. 이후 18년이 흐른 1990년에 길이가 다른 3개 사선이 ‘산’ 형태로 그려진 ‘3-bar’ 로고가 등장하고, 2002년에는 원형 ‘네오 로고’가 탄생한다. 2005년 3개의 평행선과 알파벳으로 구성한 로고를 마지막으로 오늘날 아디다스는 각 라인에 맞춰 여러 가지 로고를 다채롭게 활용하고 있다. 주요 라인은 크게 기능성과 캐주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캐주얼하고 스타일리시한 오리지널스 라인에는 트레포일이, 기능성을 강조한 스포츠 라인에는 3-bar가 주로 사용된다.

 

트레포일 로고를 사용하는 ‘오리지널스’는 아디다스의 오리지널리티가 담긴 클래식한 감성과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많은 이의 총애를 받는다. 특히 오리지널스는 구찌, 프라다, 발렌시아가 등의 명품 브랜드와 요지 야마모토, 제레미 스콧과 같은 유명 디자이너, 셀러브리티와 지속적인 콜라보 제품을 출시해 패션 업계의 주목을 끈다. 이 밖에도 상상을 뛰어넘는 조합으로 매번 다음 컬렉션에 대한 기대를 부풀린다. 심슨 가족, 스타워즈 등 애니메이션, 영화 캐릭터와의 경계를 허무는 협업에 이어 최근에는 서울의 전통 있는 베이커리 ‘태극당’과 콜라보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참고 문헌 

Carly Miller, “Adidas Logo History and Evolution”, TAILOR BRANDS, https://www.tailorbrands.com/blog/adidas-logo

“ABOUT HISTORY”, https://www.adidas-group.com/en/about/history/

아디다스 X 태극당 콜라보레이션 (자료 제공 :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아디다스만의 대체 불가한 정체성과 명맥을 이어가면서도 참신한 시도를 더해서인지 유독 아디다스에 열광하며 제품을 수집하는 이들이 많다. 해외에서는 이들을 일컬어 AOA(Adidas Only Addiction)라 부르는데, 이들의 진심이 어느 정도냐 하면 오직 팬심 하나로 책을 만들어 제작할 정도다. 미치지 않고서야 미칠 수 없는(不狂不及), 불꽃처럼 타오르는 아디다스를 향한 이들의 마음을 누가 말릴 수 있을까. 

AOA 인스타그램
AOA 인스타그램

AOA는 역시나 국내에도 존재했다. 아디다스 마니아로 웹진 ‘위러브아디다스(weloveadidas)’를 만든 운영자 Adi Jang을 만나 무궁무진한 아디다스의 매력과 그만의 애정템을 물어봤다. 

INTERVIEW

위러브아디다스 운영자

Adi Jang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아디다스 관련 웹진 ‘위러브아디다스’를 운영하고 있는 Adi Jang입니다. ‘불꽃’이라 불리는 트레포일 로고의 오리지널스 제품을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죠. 저 말고도 아디다스 마니아들이 정말 많은데 인터뷰이로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위러브아디다스’는 어떤 곳인가요? 

2016년 초에 아디다스를 좋아하는 팬심 하나로 만들었던, 아디다스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 웹진이에요. 인터넷에서 아디다스 관련 정보를 찾을 때, 제 마음에 드는 콘텐츠나 정보가 부족해서 궁금한 것들이 속 시원하게 풀리지 않았어요. 국내 커뮤니티 사이트의 경우, 좋은 글과 정보가 금세 잊히고 휘발된다는 점도 안타까웠고요. 저는 아카이브 문화를 굉장히 좋아하고 대단하다 여기는데, 아디다스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임에도 관련 자료를 찾기 어렵다 보니 ‘이참에 내가 웹사이트를 하나 만들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멋모르고 도전해서 고생도 많이 했는데 어느덧 운영 7년 차에 접어들었네요. 지금은 저의 작은 취미이자 놀이터, 하나의 실험이기도 한 사이드 프로젝트로 운영 중입니다. 

아디다스에 빠진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2015년 12월 초, 아디다스 오리지널스에서 ‘NMD R1’이라는 상당히 멋진 스니커즈를 출시합니다. 80년대 초 판매했던 아디다스 신발 3개 요소를 빌려와서 재구성한 제품이었죠. 디자인도 멋지지만, 과거의 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의도와 과정이 무엇보다 맘에 들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아카이브 문화’에서 나온 결과물이었으니까요. 신발을 뜯어보면 복잡한 피스가 아닌 매우 심플한 구성이라는 점도 신선했고요. 사실 이전에는 신발에 큰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NMD가 저를 아디다스의 세계로 이끌었죠. 지금 생각하면 위러브아디다스의 트리거가 된 셈입니다.

adidas originals NMD (이미지 출처 : size.co.uk)

신발 하나가 관련 웹진을 만들 만큼 브랜드에 푹 빠지게 만들었다는 점이 흥미롭네요. Adi Jang 님이 생각하는 아디다스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아디다스는 뭐랄까 제 기준에서 보았을 때 다양성을 추구하는 면이 있어요. 스포츠 브랜드인데 파리 패션쇼에 서는 하이패션 디자이너들과 협업하고, 전 세계 다양한 스니커즈 숍 혹은 부티크와 컨소시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꾸준한 협업을 시도하죠. 제품 라인업도 자세히 살펴보면 양말이나 언더웨어, 스포츠 밴드같이 작은 것부터 고어텍스처럼 새로운 기술과 신소재를 결합한 재킷, 신발까지 만들고요. 아디다스의 이러한 행보가 제가 지향하는 가치관과 맞닿아 있다고 느꼈어요. 아디다스가 올해 일본의 유명 디자이너 ‘요지 야마모토’와 함께하는 ‘Y-3 컬렉션’ 20주년을 맞이하는데요. 지금에야 스포츠 브랜드와 하이패션 디자이너의 콜라보레이션이 흔해졌지만, 20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잖아요. 협업을 시도하고 진행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텐데 지속적으로 해나간다는 점이 좋아요. 

아디다스를 향한 뜨거운 애정이 느껴지네요. 그런 분에게 조금 어려운 질문일 수도 있지만, Adi Jang 님이 가장 애정하는 아디다스 아이템 3가지만 꼽아줄 수 있나요? 

정말 어려운 질문이군요. 첫 번째는 아디다스의 역사를 하나로 압축한 60주년 기념 히스토리 북 ‘The Story As Told By Those Who Have Lived And Are Living It’입니다. 제가 가진 커피 테이블 북 중 손에 꼽을 수 있는 책으로, 디자인과 스포츠 브랜드 신발 관련 책에서는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어요. 아디다스 그룹(Adidas Group)이 2012년에 발행했는데, 외부 판매 목적이 아니라 전 세계 아디다스 임직원들을 위해 특별 제작했습니다. 제작 기간 3년 이상, 650페이지, 4kg의 무게를 자랑할 만큼 분량이 상당해요. 148명을 인터뷰하고 1,600여 컷의 사진 사용, A1 사이즈 포스터 2종을 제작하는 등 퀄리티 면에서도 어느 하나 부족한 게 없죠. 

The Story As Told By Those Who Have Lived And Are Living It. 이 책을 작업한 곳은 독일의 ‘Melville Brand Design’이다. (이미지 출처 : Melville Brand Design Behance)

두 번째는 이탈리아 브랜드 C.P. 컴퍼니의 50주년을 기념해 아디다스 스페지알(SPEZIAL) 컬렉션이 협업한 재킷입니다. 스페지알(adidas originals by SPEZIAL) 컬렉션은 아디다스의 과거 유산을 재조명하고 현대적으로 다시 만든 아카이브 컬렉션이에요. 이전에 발매했던 ‘Haslingden Jacket’을 베이스로 C.P 컴퍼니의 감성을 곁들였죠. 국방 무늬라고 불리는 ‘카무플라주’ 패턴을 활용했는데, 군대 다녀온 분들은 카무플라주 패턴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어쩐지 이건 괜찮더라고요? 양쪽 가슴에 아디다스 스페지알 로고와 C.P 컴퍼니 로고 패치가 각각 자리하고 있다는 것도 멋짐 포인트입니다.

C.P. COMPANY x adidas SPEZIAL 50 FILI CAMOFLAGE JACKET (이미지 출처 : 위러브아디다스adidas 홈페이지

마지막 애정템은 트레포일 로고를 사용한 제품이에요. 영국 출신 디자이너 ‘웨일즈 보너’와 아디다스의 협업으로 요즘 시대의 가장 멋지고 성공적인 콜라보레이션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흑인 문화를 기반으로 만드는 웨일즈 보너의 결과물은 제품의 색감과 디테일이 뛰어나요. 요새 인터넷에 아디다스와 웨일즈 보너가 협업한 신발 후기가 자주 보이더라고요. 기존 아디다스 신발을 멋지게 재해석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디테일이 살아있습니다. 패션 피플이라면 한 번씩 위시리스트에 담아두는 것 같아요. 신발 이야기는 흔할 테니, 저는 웨일즈 보너와 아디다스의 트랙탑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어느 복장이든 잘 어울리고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트랙탑은 많은 이들의 베이직 아이템이기도 한데요, 웨일즈 보너 특유의 감성이 더해지니 또 다른 느낌이 있더라고요. 아디다스와 웨일스 보너의 협업이 앞으로도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꼽아보았습니다. 

웨일즈 보너 x 아디다스 콜라보레이션

adidas originals by Wales Bonner (2020) A film by Durimel

Adi Jang 님의 향후 목표와 계획은 무엇인가요?

‘위러브아디다스’를 운영하면서 저 역시 많은 정보를 접하고 배웠어요. ‘Just Do It’ 정신으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다루고 싶은 영역이 확장됐죠. 요즘은 ‘슈톡(Shoe Talk)’이라는 웹진과 뉴스레터 제작에 공들이고 있습니다. 아디다스를 좋아하니 ‘Impossible is Nothing’이라는 말을 써야 할 텐데, 나이키의 캠페인 문구 ‘Just Do IT’이 나왔네요. 시작은 ‘Just do it’, 이후 과정부터는 ‘Impossible is Nothing’ 정신으로 임하고 있으니 나름의 선순환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웃음)

 

잠깐 슈톡을 소개하자면, 말 그대로 신발(Shoe)에 대해 이야기(Talk)하는 플랫폼이에요. 많은 사람이 신발을 어디에서 구매하고 언제 발매하는지 궁금해하지만, 저는 그 이면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어요. 스니커즈 신과 관련된 비즈니스, 인사이트, 국내외 뉴스 클립핑, 인터뷰와 칼럼 등의 콘텐츠를 하나씩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제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지 않아서 운영이 수월하진 않지만, 몇몇 소중한 인연이 맺어지고 있어 꾸준히 제작하고 있습니다. GEEP 독자분들이라면 깊이 있게 하나의 주제를 다루는 위러브아디다스와 슈톡도 좋아하시리라 생각해요. 관심 있는 분들은 즐겨 찾아 주세요.

INFO

위러브아디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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