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브제들의 콜라주를 통해 사랑의 가치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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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주 아티스트 ‘선호탄’의 시작
그가 그림을 시작한 것은 단순한 이유였다.
2016년 어느 무더운 여름날 한 작가의 개인전에서 만난 콜라주 작품을 보고, 자신의 책상에 이런 작품 하나 놓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곧바로 근처 문구점에 들러 캔버스를 샀고, 그게 작가 ‘선호탄’의 시작이다. 처음은 음악 활동을 하는 지인의 앨범 커버 작업으로 소소하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개인 전시회를 열 만큼 찾는 이가 많아졌다.
선호탄은 본명인 ‘김선호’ 와 이전 활동명인 ‘TAN’을 결합해 만든 활동명이다. 친한 친구가 자신의 연락처를 ‘선호탄’으로 저장해 놓은 걸 보게 되었다. ‘이건 지구상에서 나밖에 못 쓰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날 이후 활동명을 ‘선호탄’으로 바꾸었다. ‘선호탄’이 영어로 기재할 때도 철자에 곡선이 많이 들어가 미적으로도 보기 좋은 게 더욱 만족스럽다.

작업을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첫 번째로, ‘내가 전달하려는 메세지가 확실해야 한다’.
평면 작업을 하거나, 입체 작업 위에 콜라주를 입히거나, 벽화로 표현을 나타내는 등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있어도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확실해야 한다.
또 모든 예술가들이 공감하겠지만, ‘내가 발전이 있는가, 자기복제가 이뤄지고 있지는 않은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발전적인 태도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다.

<LOVE IS ALL>은 행복, 미움 등 모든 감정의 물결들이 ‘결국에는 사랑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그의 사랑에 대한 생각이 가득 찼었던 첫 개인전이었다.
<LOVE IS ALL>이라는 주제로 전시하게 된 계기는?
29살 이전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철학도 생각도 없이 살아왔었다. 일종의 아홉 수라도 있었던 건지 그때에는 상실도 결핍도 심했다. 이때 가족들이 내게 주는 사랑과, 아무 이해관계 없이 내 곁을 지켜주던 친구들이 주는 사랑에 대해서 깊은 가치를 느꼈다. 이런 연유로 ‘아 진짜 사랑이 전부구나! 사랑이 없으면 세상이 돌아갈 수 없구나’ 하는 일종의 깨달음을 깊게 느꼈달까. 자연스레 이것이야말로 내가 전달해야 할 메시지이고 진심으로 얘기하고 싶은 주제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의 첫 개인전 타이틀이 완성되었다.

선호탄에게 ‘사랑’이란 무엇인가?
요즘 내가 느끼는 사랑은 이유 없이 누군가가 보고 싶어 무작정 전화를 걸어도 흔쾌히 어색함 없이 통화하는 것, 맛있는 식사 후에 진심으로 전하는 감사의 인사와 되돌아오는 다정한 친절함, 토요일 오후 한강 볕이 지는 노을을 보며 느끼는 아름다운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다.
이처럼 사랑은 평생 내 곁에 어디에서든 있을 것 같다. 시기마다 밀도의 차이가 존재해도 여전히 ‘사랑이 전부다’라고 생각한다. 근 2년 동안 여러가지 일들로 확신이 희미해진 적도 있었으나, 난 다시금 내 신념을 믿어 보기로 했다. 여전히 ‘사랑이 전부다’.

앞으로 어떤 주제로 작업할 계획인가?
내가 살아가는 오늘날과 느끼는 감정들, 그리고 사랑하는 모든 것들.
자르고 붙이며 재창조하는 콜라주의 세계
‘콜라주’는 1910년대 초 입체파 예술가들이 신문지나 벽지 같은 인쇄물을 잘라 붙인 데서 시작한 미술 기법이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일상 속에서 생겨나는 모든 것들이 콜라주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버려진 종이나 영수증 같은 평범한 것들도 모두 말이다.
사진 제공 / 선호탄